'26 8 8
소금광산에 묻은 쪽지
tta 조회 412
본문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의 어느 기념품 샵에서였다. 하얗고 매트한 질감의 화병이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묘하게 모로코 사하라 지방의 도자기와 닮은 감촉이었다. 유럽과 아프리카가 아직 맞닿아 있던 시절, 같은 토양을 나눠 쓴 흔적처럼 보였다.
어디서 온 것이냐 물으니 무심하게 남쪽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동선을 다시 짜다 보니 어느새 타라고나와 발렌시아를 거쳐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내려오는 길가마다 들르는 박물관이며 노상 용품점에 늘어놓인 도자기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찾는 그 질감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햇살이 너무 따뜻하고 눈부셔 오렌지나 올리브가 정말 잘 자랄수 밖에 없을것 같은 날씨 이런날씨라면 도자기도 분명 잘 구워질거 같다는 기대를 품고 남부로 향했다. 타라고나 를 지나 7시간거리 알리칸테라는 지역 올리브 농원 깊숙히 위치한 마을까지 가면 현지인조차 잘 오지 않을 것 같은 광산마을, 이곳에서 나오는 특이한 재료로 도자를 제작을 하는곳이다.
이 곳 주변엔 오랬동안 소금광산이 자리잡고 있었다는데 사염채취와 동시에 이곳에서 나는 흙이 유독히 하얀빛을 띄고 수분을 오래 머금고 물을 정화하거나 신선하게 보관하는 도자기에 적합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연스럽게 이곳흙으로 제작된 도자기들이 오래전부터 많은 수요가 있었고 한때 도자기축제가 한해동안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 찾는 이가 적어지고 공장들이 많이 문을 닫고 지금은 2군데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방문당시엔 펜데믹 기간 마스크를 쓰며 물레를 돌리던 직원들이 강한 기억에 남는다.
공장구석을 이역만리에서 온 낯선 외국인이 와서 뒤적거리며 귀찮을 법도한데 열심히 따라다니며 제품번호를 빠짐없이 받아적는 앳된 직원도 아마도 같은 한마음이였던거 같다. 이곳을 이어나가야한다는 일념이 아니었을까? 공장을 소개해주는 가이드와 부지를 둘러보는 내내 한때 활기찼던 공장사람들이 경기가 좋았을시절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고 퇴근을하면 근처 펍에서 복권을 긁으며 맥주를 마시던 그들의 소소한 일상들이 상상이 되었다.
근처 식사를 마치고 숙소 돌아오는길에 펼쳐진 올리브 농원 너머 막 체험 클래스를 끝낸듯한 공방이 있었다.
농막을 공방으로 꾸민 흔한 코티지였지만 잠긴 출입문 창문너머로 보이는 내부 모습은 주인의 인생 모든 세월을 전부 담은 보석함같았다. 빚 바랜 흑백사진서부터 살림이며 가재도구들이 가득한 공방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다락방을 넘어다보는듯한 느낌이였다. 그냥 지나치면 몰아칠 것 같은 후회감이 들어, 대문 바깥에 붙어있는 필요하면 전화를 달라는 문구에 자연스럽게 연락을 하게 되었다. 에밀리오라고 소개하는 70대후반 80로 보이는 노인이 반가워하며 두 손으로 맞잡으며 악수하던 그의 손 두께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떠나기도전부터 그리움으로 채워져 습관처럼 그 마을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성당 돌무더기틈에 지는 해를 라바라보며 내 이름과 간략한 날짜를 종이에 적어 끼워놓았다. 기억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평안과 안녕을 위해.
관련 상품
salt clay jug - GM
품절
salt clay jug - GL
품절
salt clay vase handle - M
98,000원
salt clay vase M
품절
salt clay pot S2
품절
salt clay pot L
품절
salt clay vase - oval M
품절
salt clay round vase - small
55,000원
salt clay vase
품절
salt clay vase - type A
품절
salt clay pot S
품절
salt clay vase - small
품절
salt clay vase - small
품절
salt clay vase - big
품절
salt clay vase - round
110,000원
